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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한국영화명작 안봤다면 꼭 보세요



한석규, 심은하 주연의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한국영화 명작 20위 안에는 무조건 드는 영화가 아닐까 싶다. 사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도전에 가슴아프게 그 사랑을 접어야 되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애잔하다. 또 불치병에 걸린 그 남자의 사연을 잘 모르고,  그 남자를 오해하고 원망했던 한 여자의 고통까지도 담담하게 들여다보고 있다. 


8월의크리스마스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우리 삶에서 한번쯤은 일어날 수 있는 첫사랑의 추억과 사랑이 시작되기 전의 묘한 떨림과 알랑알랑함이 잘 녹아있는 영화다. 또 애써 감정을 격하게 몰아가지 않고, 빗물처럼 천천히 스며드는 영화속 대사들이 더욱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사랑은 극중 정원(한석규)의 삶처럼 말없이 떠나기도 하지만, 어떤 사랑이든 '추억'이라고 불리는 액자에 애틋함을 가득 담아놓고 떠나기도 함을 깨우쳐준다.



심은하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정원을 좋아하기 시작한 다림(심은하)의 모습이 잘 포착된 장면이다. 얼굴에 생기가 돌고, 루주도 이쁜 것으로 발랐다.

놀이공원에 가자는 말도 직접적으로 못하고, 둘러말하는 다림의 극중 행동이 귀엽다.


한석규심은하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결국 놀이공원에 가서 아이스크림도 먹고, 운동장도 뛰고, 밤길도 걸으며 이 둘은 가까워진다.


사랑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놀이공원가기전 장면에서 다림과 정원이 가까워지고 있는 모습을 빗속 우산씬으로 절묘하게 포착해 냈다. 내가 가장좋아하는 장면중 하나이다. 가까워질듯 말듯, 젖은 옷깃을 두고 밀착되었다가 아슬아슬하게 떨어지는 둘의 모습은 사랑이 시작되고 있는 떨림과 눈빛을 잘 포착하고 있다.


한석규 8월의크리스마스사진출처 : 네이버영화


한편 위 사진은 이별의 슬픔을 최대한 억눌러 표현했던 장면이기도 하지만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이기도 하다. 자신이 불치병때문에 죽는다는 사실을 다림에게 말하지 못하고, 그녀가 일하는 직장 근처 까페 유리창 너머로 그녀를 바라보는 정원의 모습. 또 유리창 너머의 그녀를 손에 잡아보려는듯 유리창에 손끝을 가져가는 장면은 정말 슬펐다. 감독의 섬세함이 잘 묻어난 연출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밖에 아버지에게 리모콘 사용법을 가르쳐주는 장면, 자신의 초상화를 직접 찍는 장면등은 이 영화의 명장면이라 할 수 있겠다. 오래된 영화이지만, 오랫동안 가슴속에 묻어둔 사랑의 추억처럼 다시 꺼내보면 가슴 아프고, 그렇지 않으면 그리워지는 이 영화.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Christmas in August 
9.4
감독
허진호
출연
심은하, 한석규, 이용녀, 손세광, 최선중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97 분 | 1998-01-24
글쓴이 평점